냉방병

2017. 6. 15. 09:17 건강

작년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6도까지 오르며 폭염의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밥은 먹기 싫고 냉면, 아이스크림, 빙수, 음료수 등 찬 음식이 인기를 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의보감에는 "사계절 중 여름 건강을 지키기 가장 힘들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름에는 열이 피부 바깥쪽으로 몰려 상대적으로 속은 차가워지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 열기로 인해 땀구멍이 열린 상태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면 찬 기운이 몸속 깊숙이 들어와 금세 감기에 걸리게 된다.

 

예로부터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렇지만 현대의 여름은 성능이 좋은 에어컨 덕분에 실내가 서늘하고, 때로는 긴 팔 덧옷이 필요할 때도 있어 이 말은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냉방병이라고 부르는 것의 원인은 3가지로 구분된다.

 

냉방병은 냉방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가벼운 감기 증세와 비슷한 질환이다.

체온조절 문제로 인한 자율신경계 이상 질환으로 증상은 두통, 피로감, 어지럼증, 소화불량, 졸음, 현기증 등이다.

감기와 증상이 흡사하지만 냉방병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냉방병의 종류

 

과도한 실내외 기온차

우리가 냉방병의 원인으로 흔히 꼽는 것이 실내외의 과도한 기온차이다. 여름의 무더운 외부 기온에 비해서 실내 온도를 에어컨으로 너무 낮게 설정한 것이 문제가 된다. 이는 우리 몸이 과도한 실내외 기온 차이에 적응을 제대로 못해서 발생한다. 여름이 되어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 몸은 ‘순응’이라는 과정을 통해 외부의 온도에 맞추어 적응을 해가는데 그 기간은 약 1~2주 정도이다. 그런데 현대에는 냉방이 잘 된 실내와 높은 기온의 실외에 지내는 것을 반복하게 되면서, 다시 말해 여름의 고온에 대한 적응 과정을 반복하면서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가 지치게 되는데, 이때 바로 ‘냉방병’에 걸리게 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맑음 콧물, 재채기가 나며 눈과 귀에 가려움을 느끼게 된다.

실내 온도가 낮은 곳에 갔을 때 갑자기 콧물과 재채기가 난다면 알레르기 비염일 수 있다.

예방법은 실내외 온도차가 5도 이상 나지 않게 하고, 실내습도은 50~60%로 맞추고, 매시간 ~10분씩 환기를 해주면 된다.

 

레지오넬라증

에어컨의 냉각수나 공기가 세균들로 오염되어서, 이 세균들이 냉방기를 통해서 빌딩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감염균을 ‘레지오넬라’라고 하며, 일종의 전염성 질환이다. 이 균은 냉각기 내에서 잘 서식하고, 같은 냉각기를 사용하는 건물 전체에 퍼지게 되며 특히 허약자나 면역 기능이 약화된 사람에서 주로 감염된다. 이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냉방기의 청결유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정기적인 냉각기 점검과 필터 청소가 필수적이다.에어컨 속 레지오넬라균이 호흡기를 통해 전염돼 생기는 질환으로 2~12일의 잠복기를 거치는데, 기침, 고열, 인후통, 설사,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예방법으로는 미사용시 냉각탑의 물을 비워놓고, 사용시에는 정기적인 냉각탑 청소로 불순물이 가라앉지 않게 해준다.

 

밀폐 건물 증후군

‘빌딩증후군’의 일종으로, 시원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게 위해서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현대적인 건물의 실내에서는 창문을 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어 환기와 냉난방을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빌딩에서 흔히 잘 발생한다. 주로 두통을 호소하며 눈, 코, 목 등이 건조해져 따갑거나 아프다.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거나 피로감이 생길 수도 있다.

밀폐 건물 증후군은 여러 유해물질을 포함하는 담배 연기는 물론이고 사무실 내의 가구나 카펫, 페인트나 접착제, 복사기 등에서 발생하는 화학성분들이 환기가 제대로 안 되어 실내에 계속 쌓이게 될 때 발생한다. 이는 반드시 환기를 통해 화학성분을 외부로 내보내야만 증후군의 원인이 사라질 수 있다. 규칙적으로 창문을 통해 환기를 해야 하며, 중앙환기 시스템의 경우, 회수 및 강도를 강화해야 한다.

증상으로는 호흡기 증상, 위장 장애, 여성의 추가 증상, 만성 질병의 악화로 나뉜다.

호흡기 증상으로 감기와 비슷한 증세가 많다. 두통이나 콧물, 재채기, 코막힘의 증상을 주로 호소하는데, 감기에 한번 걸리면 잘 낫지 않는다. 몸이 나른하고 쉽게 피로해지고 두통이 흔하다. 손발이 붓거나 어깨와 팔다리가 무겁고, 허리나 무릎, 발목 등의 관절이 무겁게 느껴지며 심할 때는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위장 장애는 소화 불량과 하복부 불쾌감이 있고, 심하면 설사를 하기도 한다.

여성의 추가 증상으로 여성은 남성보다 냉방병에 취약하여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만성 질병의 악화로 이미 만성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므로 냉방병의 영향이 더 심할 수 있다.

 

예방방법으로 13가지를 들 수 있다.

1) 실내외 온도 차이는 5~6℃ 이내로 하고, 사람이 적은 방향으로 에어컨 송풍 방향을 맞춘다.

2) 에어컨의 찬 공기가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하고, 긴 소매의 덧옷을 준비한다.

3) 에어컨은 1시간 가동 후 30분 정도 정지한다.

4) 적어도 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실내외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 좋다.

5) 자주 외부에 나가 바깥 공기를 쏘인다.

6) 에어컨은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며, 필터는 최소한 2주에 한 번씩은 청소한다.

7)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맨손 체조나 가벼운 근육 운동을 수시로 하고, 자세를 자주 바꾸어준다.

8) 찬물이나 찬 음식을 너무 많이, 자주 마시지 않는다.

9) 잠잘 때는 배를 따뜻하게 덮고 잔다.

10) 과음하지 않는다.

11) 매일 가벼운 운동으로 적당히 땀을 흘리고 샤워한다.

12) 과로와 수면 부족으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13) 지나친 냉방을 피하고,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

 

실내의 온도는 대체로 22~26℃ 사이가 적정하다. 처음에는 낮추었다가 서서히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냉방병은 우리 몸이 허약할 때 쉽게 걸리게 되므로, 여름에도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로 몸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시간과 식사 시간은 가능하면 일정한 시간에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냉방병의 증상이 있을 때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냉방병은 무엇보다 예방이 제일 중요하다. 우선 실내외의 온도 차이는 5~6℃ 이내로 하고, 과로를 하지 않는 등 몸의 면역력 유지에 주의해야 한다. 다음에는 한두 시간마다 정기적으로 실내의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몸에 한기를 느낄 때에는 긴 소매 남방이나 카디건을 준비해 두었다가 걸쳐 입고,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적절한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물이나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여름철 냉방병에 대한 저항력을 기르려면 평소 항산화제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는 과일을 많이 먹고, 물이나 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직장인 냉방병 예방의 팁 5가지

1. 적정 실내 온도 조절을 해주고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2. 규칙적인 생활하기다.

3. 사무실에서도 항상 무릎담요나 가벼운 겉옷 등을 준비하여 본인과 온도가 맞지 않을 때 무릎담표을 덮어 체온을 유지해주면 된다.

4. 점심시간에 햇볕을 쬐어 주면 몸의 온도가 올라가 차게 있던 몸이 따뜻해진다.

5. 틈틈이 스트레칭하기이다.

 

냉방병이 가을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환절기와 여름을 지나면서 감기로 아이가 고생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의 몸은 감기바이러스가 들어오면, 감기를 이겨내기 위해서 온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성장을 위해서 쓰는 에너지가 부족하게 됩니다.

여름철 더위에 기진맥진한 아이는 성자에 슬 에너기자 낮아지게 된다. 반면 건강한 아이들은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 놀다가 더위를 먹고 여름감기에 걸리게 됩니다.

 

감기 기운은 온 몸의 기운을 떨어뜨리는데, 빨리 떨쳐내지 않으면 입이 텁텁하고, 소화기능이 떨어져 입맛을 떨어지게 한다.

밥을 잘 안 먹으니, 성장에도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여름은 성장잠재력을 다져두어야 하는 시기로, 여름동안 면역력을 키우고, 비위기능을 북돋아 냉방병, 여름감기, 식욕부진없이 여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양기를 보강해주는 음식을 챙겨먹는 것도 냉방병 예방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속이 차고 기력이 없을 때는 삼계탕, 강황이든 카레 등 양기를 보강하는 영양식을 챙겨 먹자.

몸이 체질적으로 냉하거나 찬 음식을 유난히 많이 먹는 아이는 꿀차, 대추차, 생강차를 자주 마셔주면 좋다.

반대로 땀이 많은 아이들에겐 오미자, 매실차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감기 증상엔 등을 따뜻하게 해주자. 아이가 잔기침, 콧물 등 여름 감기 증상을 보이면 목덜미 아래(폐수혈)을 따뜻하게 해주면 된다.

 

폐수혈은 목을 숙였을 때 목 뒤에 솟는 뼈 아래쪽 부위를 말한다.

폐수혈은 외부의 찬 기운이 몸속으로 들어가는 통로 역할을 하는데, 이 혈자리를 따뜻하게 해주면 한기에 의한 콧물, 기침 증상을 막을 수 있다. 평소 대형마트, 백화점, 학원 등 에어컨 온도 조절이 불가능한 곳에 갈 때도 얇은 가디건을 챙겨주는 것이 좋다.

여름 감기와 함께 아이를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이 냉방병이다.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실내에 있다가 문을 연 순간, 숨 막히는 더위에 짜증이 확 난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외부 온도차가 심하게 바뀌는 과정을 반복하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굉장히 피로감을 느낀다.

특히 아이들은 외부 온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른보다 쉽게 냉방병에 걸릴 수 있고 회복도 더뎌 오랜 기간 고생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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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이란?

2017. 6. 15. 06:08 건강

인슐린은 우리 몸 속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우리가 엄마 젖을 빠는 순간부터 분비되기 시작하는 인슐린은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인슐린의 합성과 분비가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게 될 경우, 혈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관 속에 남아있는 당뇨병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인슐린은 당뇨병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데 기본이 되는 물질이라 할 수 있다.

아주 옛날부터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해 왔던 당뇨병과의 싸움에 있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은 인간이 인슐린을 발견한 이후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혹자는 인슐린을 페니실린만큼이나 인간의 역사를 바꾼 획기적인 약물로 꼽기도 한다.

 

당뇨병이란 명칭은 환자의 소변에서 단맛이 난다는 이유로 만들어졌다. 그 병은 췌장의 랑게르한스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할 때 발생한다. 인슐린을 추출하여 당뇨병 치료의 문을 여는 데에는 밴팅의 역할이 컸다. 그는 1921년에 베스트와 함께 92번에 달하는 실험을 수행한 끝에 인슐린을 추출할 수 있었다. 밴팅은 1922년에 인슐린에 대한 임상 시험에 성공했으며, 이듬해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오늘날에는 유전자재조합기술을 이용해 인슐린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프레더릭 그랜트 밴팅 - 캐나다의 내과의사.

1916년에 토론토 대학교를 졸업한 후, 1917년부터 1919년 제1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군의관으로 복무하였다. 1920년부터 웨스턴온타리오 대학교에서 강의하였으며, 1921년부터 1922년까지 토론토 대학교에서 약리학을 강의하는 동안 공동 수상자인 J. J. R. 매클라우드의 연구소에서 매클라우드, 베스트와 함께 인슐린을 발견하였다. 1922년에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1923년 밴팅 앤드 베스트 연구소를 창립하였다. 1934년에 기사 작위를 받았다.

 

존 제임스 리처드 매클라우드 - 영국의 생리학자.

1898년에 애버딘 대학교를 졸업한 후 1년간 라이프치히 대학교 생리학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있었다. 1902년에 런던 병원 의학교에서 생화학을 강의하였으며, 1903년에 클리브랜드에 있는 웨스턴리저브 대학교의 교수로 임용되었다. 1918년에 토론토 대학교 생리학 교수가 되어 재직 중 밴팅 및 베스트와 함께 연구하여 인슐린을 발견하였다. 1928년에 애버딘 대학교의 교수가 되었다. 인슐린의 발견을 통하여 당뇨혼수 증상의 회복에 도움을 주었다.

 

성인병의 3대 주범으로는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콜레스테롤)이 꼽힌다. 그 중 고혈당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할 때 생기는 병이 당뇨병이다. 당뇨병(糖尿病)은 이름 그대로 오줌에 당이 섞여 나오는 병이다. 당뇨병의 의학명인 diabetes mellitus도 소변을 뜻하는 그리스어인 diabetes와 달콤하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인 mellitus를 합친 것이다. 17세기 영국의 의사인 윌리스(Thomas Willis)는 환자의 소변에서 설탕이나 벌꿀처럼 단맛이 난다는 이유로 당뇨병이란 이름을 만들었다.

 

당뇨병은 몸에서 에너지로 쓰이는 포도당을 정상적으로 이용하지 못할 때 생긴다. 밥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당으로 변해 피 속으로 보내진다. 이때 췌장(이자)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세포가 당을 에너지로 사용하거나 저장하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췌장이 망가져 인슐린이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나오기는 해도 그 효과가 작을 경우에 피 속의 당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면서 여러 가지 장애가 나타난다. 피 속에 당이 넘쳐 소변으로 빠져나가고 갈증이 심해진다. 세포는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오래 굶은 사람처럼 온몸에 힘이 없어진다. 그러다 눈이 멀기도 하고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하며 심할 경우 죽기까지 한다.

 

세포를 난로에, 포도당을 석탄에, 인슐린을 삽에 비유하면, 당뇨병은 석탄을 난로에 퍼 넣을 삽이 없어서 생기는 병에 해당한다. 난로는 열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주위의 석탄이 쌓여서 시커멓게 되는 것이다.

 

1889년에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의 메링(Joseph von Mering)과 민코브스키(Oscar Minkowski)는 당뇨병의 원인에 대한 단서를 찾았다. 그들은 개를 이용해 동물의 내장 기관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알아내는 실험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찮게 췌장을 제거한 개의 소변 주위에 파리 떼가 유난히 극성을 부린다는 점을 발견했다. 췌장을 제거한 수술 때문에 개에게 당뇨병이 발생했고, 소변 속에 포함된 포도당의 단맛 때문에 파리들이 몰려든 것이었다.

 

이어 1908년에는 독일의 의사인 주엘처(Georg Zülzer)는 췌장의 추출물을 뽑아 환자에게 투여하는 실험을 했다. 처음에는 약간의 효과가 있었지만 곧이어 부작용이 나타나는 바람에 치료를 중지하고 말았다. 췌장에는 인슐린을 생성하는 β세포와 함께 글루카곤(glucagon)을 분비하는 α세포도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물질이고 글루카곤은 혈당을 높이는 물질인데, 이 둘이 모두 섞인 추출물은 당뇨병 환자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 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복합물질인 췌장액 속에서 혈당을 낮추는 기능을 하는 물질은 무엇일까? 1910년에 영국의 생리학자 샤피-셰이퍼(Edward Sharpey-Schafer)는 췌장의 랑게르한스섬에 이상이 생기면 당뇨병이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랑게르한스섬에서 당뇨병과 연관된 물질이 분비될 것으로 추측하면서 이 물질에 인슐린이란 이름을 붙였다. 1916년에는 루마니아의 생리학자인 파울레스쿠(Nicolas Paulescu)가 인슐린을 추출하는 데 거의 성공했으나, 루마니아가 제1차 세계대전에 휘말리는 바람에 연구를 중단하고 말았다.

결국 인슐린을 최초로 추출하고 임상 시험에 성공한 영예는 밴팅에게 돌아갔다. 그는 1891년에 캐나다 온타리오 주 앨리스턴에서 태어났고, 1912년에 토론토 대학교의 의과대학에 입학했다. 밴팅은 1916년에 군의관으로 입대하여 제1차 세계대전의 격전지 중의 하나였던 프랑스에서 활동했으며, 1919년에 정형외과 수련의를 거쳐 온타리오 주 런던에서 개업했다. 그러나 그는 병을 즉각적으로 치료하는 것보다는 병의 원인을 집요하게 탐구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밴팅은 연구자의 길을 가기로 마음먹고,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의 생리학 연구실에 문을 두드렸다. 그는 밀러(Frederick Miller) 교수 밑에서 조교 노릇을 하면서 점차 자신의 연구 영역을 확대하였다. 당시에 밴팅이 많은 관심을 기울인 주제는 당뇨병이었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였던 죠(Joe)가 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밴팅과 죠는 어렸을 때부터 단짝이었고 의과대학도 같이 다녔다. 그런 친구가 당뇨병으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이다.

192011월 초에 밴팅은 췌장에 있는 랑게르한스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당뇨병과 관련되어 있다는 요지의 논문을 읽었다. 논문을 읽으면서 밴팅은 그 물질을 추출하기 어려운 이유가 추출하는 과정에서 췌장액에 의해 분해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가졌다. 다음날 밴팅은 도서관을 뒤지면서 여러 문헌을 찾아본 뒤 췌장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트립신이 분비된다는 점을 알아낼 수 있었다. 여기서 밴팅은 만일 췌장관(이자관)을 묶어 트립신의 분비를 막는다면 랑게르한스섬에서 분비되는 그 물질을 추출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추론했다.

밴팅은 밀러와 상의하면서 자신의 가설이 새로운 시도라는 확신을 가졌다. 밴팅은 1920116일에 밀러의 소개로 탄수화물 신진대사의 권위자인 토론토 대학의 매클라우드(John Macleod) 교수를 찾아갔다. 매클라우드는 밴팅이 세운 가설의 의미를 곧바로 알아챈 뒤 밴팅에게 5개월 정도 연구에 집중할 생각이 있으면 다시 연락하라고 말했다.

 

1921514일에 밴팅은 토론토로 가서 당뇨병 연구원으로 변신하였다. 매클라우드는 밴팅에게 실험실, 실험장비, 실험동물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당뇨병 개를 만드는 방법과 췌장 묶는 방법을 시범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매클라우드는 혈당 및 요당 측정에 경험이 있는 대학원생인 베스트(Charles Best)를 조수로 붙여 주었다. 그러나 밴팅과 베스트에게 별도의 급여나 연구비가 지급되지는 않았다. 그 때 밴팅은 30, 베스트는 22세였다.

 

밴팅과 베스트는 1921516일부터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하였다. 그들은 개의 췌관을 졸라맨 뒤 췌장에서 생성되는 소화액과 세포가 퇴화될 때까지 몇 주일을 기다렸다가 랑게르한스섬의 반점이 남아있는 부분을 떼어냈다. 그런 다음 그것을 얼음으로 냉각한 생리식염수에 갈아서 당뇨병 개에 주사하고 혈당의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은 10마리의 개로 시작되었지만, 91마리가 되도록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92번째 당뇨병 개에게 랑게르한스섬에서 추출한 물질을 주사했더니 몇 시간 후에 개가 제 발로 일어서서 꼬리를 흔드는 것이 아닌가? 그때가 1921727일이었다. 밴팅은 당뇨병의 치료제가 될 이 물질을 섬(랑게르한스섬)에서 생성되는 화학물질이라는 뜻에서 아일레틴(isletin)으로 명명했다.

밴팅과 베스트는 아일레틴을 지속적으로 주사하면서 92번째 개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했다. 그런데 20일이 채 되지 못해 그 개는 당분이 너무 많아 죽어버렸다. 개에게 충분한 아일레틴을 주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하면 충분한 양의 아일레틴을 얻을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때 문득 그는 도살된 소로부터 충분한 아일레틴을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밴팅은 소의 췌장에서 당뇨병 개를 치료하는 데 충분한 아일레틴을 얻을 수 있었다.

 

밴팅의 실험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매클라우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당시에 매클라우드는 밴팅의 아일레틴이 샤피-세이퍼가 추측했던 물질이었을 것이니 인슐린으로 명명하자고 제안했다. 때마침 192112월에는 미국생물학회가 뉴헤이븐에서 열리게 되었다. 초록을 제출하는 시점이 너무 임박했기 때문에 밴팅은 매클라우드에게 초록을 작성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 매클라우드의 이름도 논문에 실리게 되었다.

 

당뇨병 치료에 있어 가장 큰 진척을 보게 된 것은 1921년 캐나다의 프레데릭 밴팅(Frederick Banting)과 찰스 베스트(Charles Best)가 했던 실험 덕분이었다. 이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마침내 개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추출해내는데 성공하면서 당뇨병 치료는 획기적인 전기를 맞게 된다. 1922년부터 인슐린이 상용화되면서 많은 당뇨병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게 된 것이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23년에는 일레틴(Iletin)이라는 이름으로 첫 인슐린 제품이 선을 보였다. 이때부터 비로소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 주사를 이용하여 혈당을 내리는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밴팅은 인슐린을 발견한 공로로 토론토 대학으로부터 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밴팅의 연구팀은 토론토 대학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던 50명의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주사하여 46명의 환자의 증세가 호전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인슐린의 효과가 전해지자 당뇨병 환자들이 구름 같이 몰려들었고, 밴팅의 연구팀은 불과 몇 달 동안에 수백 명에 달하는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중에는 밴팅의 친구인 죠와 영국 왕 조지 5세가 포함되어 있었다.

인슐린의 임상효과가 밝혀지자 1923년 노벨상 위원회는 밴팅과 매클라우드에게 생리의학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밴팅은 매클라우드가 베스트 대신에 노벨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사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밴팅은 자신이 받은 노벨상 상금 중 절반을 베스트에게 주고 그가 진짜 인슐린 발견자라 공언했다. 이에 질세라 매클라우드도 자신의 상금을 콜립과 균등하게 나누는 것으로 응수했다.

1955년 영국의 생화학자 프레데릭 생어(Frederick Sanger)가 인슐린의 아미노산 배열을 알아내게 된다. 이 발견 덕분에 1963년에는 인슐린을 화학적으로 합성할 수 있게 됐고, 1980년에는 마침내 사람 인슐린이 개발됐다. 동물에서 추출한 인슐린이 아니라, 유전자 재조합 방식에 의한 인슐린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 전에는 주로 소나 돼지에서 인슐린을 얻었는데, 소의 인슐린은 3개의 아미노산이, 돼지 인슐린은 1개의 아미노산이 사람의 것과 달라 여러 문제를 야기했다. 사람과 맞지 않는 것도 문제였지만 정제 기법이 발달되지 않아, 면역학적 문제로 주사 부위의 지방 위축, 국소 및 전신 알레르기 반응, 혹은 인슐린 항체 형성에 따른 인슐린 저항성 등이 생기는 것도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1982년 이후 정제기법이 발전하면서 고순도 동물 인슐린 생산이 가능해지고, 또 유전자 재조합 기법에 따라 인슐린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인슐린과 관련된 문제가 거의 해결되게 되었다.

프레데릭 생어 등 많은 과학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오늘날에는 수만 명의 사람이 1주일 동안 생산해내는 것과 맞먹는 엄청난 양의 호르몬을 단백질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다량 생산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근래에 들어서는 여러 종류의 인슐린 동족체(analogue)들이 개발되고 있다. 인슐린 동족체는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을 통하여 인슐린의 단백질 구조를 변형시킴으로써 인슐린 작용 발현시간을 빠르거나 느리게 변형한 것으로, 좀 더 생리적인 인슐린 치료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식후혈당 상승을 막기 위해 흔히 사용되고 있는 인슐린 동족체중 하나인 초속효성 인슐린의 경우 보다 빠른 작용으로 정상인의 식후 인슐린 분비 패턴과 유사하게 작용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또 지속형 인슐린의 경우 24시간 혈당강하 효과가 지속되어 하루 한번 사용으로 편리하게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 중간형 및 초속효성 인슐린 등 다양한 비율로 혼합 제조된 인슐린이 만들어졌으며, 이를 담는 용기도 펜형 인슐린 주사로 개발되어 쉽고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게 되었다.

 

당뇨병 환자 중에서는 주사로 약물을 주입하는 주사치료라는 이유로 인슐린 치료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과 거부감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 또한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면 의존성이 생겨서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꺼리는 환자도 있다. 그러나 인슐린 치료는 당뇨병 치료 중 가장 오래되고 안전한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임신한 환자의 경우, 인슐린 치료가 더욱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해가 될까 인슐린 치료를 거부하는 이들도 있어 의료진의 애를 먹이기도 한다.

필요 시 적절한 인슐린 치료를 한다면 당뇨병 합병증의 예방에 도움이 되며, 임신성 당뇨병 환자에서도 태아와 엄마 모두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있는 치료 수단이다. 인슐린 치료가 금기가 되는 환자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당뇨병 치료에 있어 안전한 치료다.

 

인슐린은 많은 과학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 끝에 발견된 후부터 비약적인 진보를 이룩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각처 어딘가의 실험실에서는 인슐린과 관련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인슐린이 주사의 형태로만 투여가 가능한 상태여서, 환자들이 인슐린 주사에 대해 공포감을 갖고 있는 것은 앞으로 과학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흡입형 인슐린의 승인이 최근 미국 FDA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의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 속도에 비춰본다면 머지않아 먹는 인슐린이 개발될 지도 모른다.

좀더 수월하게 인슐린 치료를 받는 세상에서 당뇨병 관리를 하는 날을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현재의 인슐린 치료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인슐린 요법

인슐린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그 작용 시간에 따라 나뉘게 되는데 개인의 혈당 변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어떤 인슐린을 사용할지를 결정한다. 인슐린의 공급 방법은 크게 일정 용량을 피하주사 형태로 하루 1회에서 수회 맞는 방법과 펌프를 피하에 거치하여 24시간 내내 주입 받는 펌프 방식의 두 가지로 나뉜다.

인슐린은 단백질로 되어 있어 경구로 복용할 경우 위에서 모두 파괴되므로 반드시 피하주사로 투여해야 한다. 인슐린 주사를 위해서는 인슐린 주사기와 바늘, 알코올 솜이 필요하다. 인슐린은 사용 전 제제의 종류, 유효기간, 색깔 변화 및 부유물 여부를 꼭 확인하도록 하고, 주사 전 주사기 안의 공기를 반드시 제거하고 주사한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에서는 장기간의 인슐린 주사 요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초기에 자기 주사법을 교육 받아 집에서 자가로 주사를 하게 된다.

 

인슐린 치료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저혈당이다. 과다한 인슐린이 투여된 경우, 인슐린 투여 후 식사를 하지 않은 경우, 인슐린 작용이 최대로 나타날 시간에 무리한 활동하거나 운동을 하는 경우에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할 경우 주스나 사탕과 같이 빠르게 혈당을 올릴 수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호전된다. 반복적으로 저혈당이 발생한다면 의사와 상의하여 인슐린 용량을 조절한다. 인슐린 치료 후 인슐린 과민성이나 면역학적 인슐린 저항성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 반복적인 인슐린 주사로 인하여 피하 지방이 위축되거나 같은 부위에 인슐린 주사를 반복함으로써 지방 비후가 일어나거나 인슐린 주입 부위에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국소적 혹은 전신적으로 인슐린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인슐린 치료 후 저혈당 증상(심한 공복감, 어지럼증, 식은땀 등)이 나타나는 경우 자가 혈당 측정기로 저혈당인지 확인하고, 저혈당이 확인되면 빠르게 혈당을 올릴 수 있는 당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주스, 사탕, 초콜릿 등)을 먹고 혈당을 정상화시키도록 한다. 만약 의식 장애, 경련을 보이는 경우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내원하여 포도당 주사제제를 투여 받고 혈당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처치해야 한다.

대부분의 인슐린은 상온 15~20℃에서는 보통 1개월, 4℃ 냉장 보관에서는 유효기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인슐린 치료는 반드시 당뇨병에 해당하는 식이 요법이 동반되어야 한다. 일정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본인에게 필요한 인슐린의 양을 파악하고, 식사량이 변할 경우 인슐린 요구량이 변할 수 있음을 숙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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